2012년 프랑스 대선구도가 니콜라 사르코지(대중운동연합·UMP)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사회당) 후보 간의 대결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16일 치러진 사회당 대선후보 경선 결선투표에서 올랑드는 마르틴 오브리 당대표를 누르고 승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국민경선 방식으로 치러져 약 280만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서 올랑드는 56%의 지지율을 얻어 43%에 그친 오브리를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집권당인 UMP는 아직 대선후보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곧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선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AFP 등은 보도했다.

올랑드는 승리가 확정된 후 연설에서 “오늘은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일”이라면서 “프랑스의 꿈을 다시 되살려내는 후보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존경과 대화의 후보, 대통령직을 새롭게 정의하는 후보가 되고 싶다”면서 “사르코지의 정책을 더이상 인내할 수 없는 프랑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내 앞에 놓여 있는 임무의 크기와 막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겸허한 자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UMP는 올랑드의 당선에 대해 아직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UMP측은 금융개혁, 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을 주장하는 올랑드에 대해 “프랑스를 1980년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올랑드는 공공학교 교사 6만명 취업, 금융규제 강화, 보건비용 낮추기 등을 핵심정책으로 내세우면서도 균형재정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의 각종 여론조사들은 내년 4월22일 치러질 1차 대선투표(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월 결선투표)에서 올랑드가 사르코지에 승리할 것으로 일제히 전망하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르몽드-입소스(Ipsos)여론조사에 따르면 올랑드 32%, 사르코지 21% , 극우파 국민전선 마린 르펜 16% 지지율이 예상됐다. 마케팅전문회사 LH2 최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올랑드 60%, 사르코지 40%로 나타났다. 사르코지는 올해초부터 10월 현재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올랑드를 비롯한 사회당의 유력 대선후보들과 대결에서 단 한차례도 앞선 적이 없다.

사르코지의 인기가 추락한 것은 지난해 연금개혁을 통해 나타났듯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사회불안을 악화시켰고, 실업률과 빈부격차 증가 등 경제되살리기에 실패했으며, 로마(집시) 추방과 부르카 금지법 등 프랑스 고유의 톨레랑스(관용)가치를 무너뜨린 데 대한 국민적 저항이 커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치전문가들은 사회당내의 ‘중도파’인 올랑드가 UMP의 중도성향 지지자 표를 흡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