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ernate Chosun.com [RSS] < 포럼메인 "고시·운동권 출신으론 창의력 한계… 국제감각 갖춘 리더 키워야" 조선일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조선일보 100년 포럼 고문) * 100자평 0 * 좋아요 0 * 페이스북 공 * 트위터 공 * 카카오스토리 공 * 구글플러스 공 * 네이버블로그 공 * 기사 UR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공유 더보기 입력 2019.11.08 03:02 [조선일보 100년 포럼] [8] 100년의 교육, 어디로 가야 하나 김형석 '100년 포럼' 고문이 본 다음 100년의 교육이 가야할 길 "미국 국력이 독일 제친 건 대학 경쟁력서 앞섰기 때문 정부, 통제보다 자율성 보장해야 특출한 인재들 키울 수 있다 미래의 핵심 가치는 휴머니즘, 이를 가능케 하는게 인문학… 다음 100년은 인문학 존중돼야" 조선일보 100년 포럼 고문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10월 말 인터뷰에서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한국 교육의 과제로 "인문학 소양과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 인터뷰 내용을 요약했다. 일제의 우민화 교육으로 이 땅에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100년 전 3·1운동이 일어났다. 3·1운동으로 두 가지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 나보다 민족·국가가 더 먼저라는 민족의식이 태동했다. 둘째, 사람들 사이에 '배워야겠다'는 교육열이 생겼다. 학교가 속속 세워지고, 1920년 조선일보·동아일보 창간을 통해 이런 민족의식과 교육열이 전 국민에게 확산된 것이 해방 후 국가를 세우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처럼 단기간에 교육열이 확산한 나라는 세계 어디도 없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황에서도 교육열만은 꺾이지 않았다. 교육은 고정된 목적이 있으면 안 되며,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다. 이미 우리 교육은 양적 팽창이 지나 정도이다. 다가올 100년엔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의 교육 활성화와 인문학 강화를 시급한 과제로 꼽고 싶다. 3·1운동 다음해인 1920년에 태어난 김형석 교수는 “우리는 상대적으로 국제 감각이 부족한 고시·운동권 출신이 사회지도층이 되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가 학생들의 국제 감각을 기르는 데 교육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면 좋겠다”고 했다. 3·1운동 다음해인 1920년에 태어난 김형석 교수는 “우리는 상대적으로 국제 감각이 부족한 고시·운동권 출신이 사회지도층이 되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가 학생들의 국제 감각을 기르는 데 교육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면 좋겠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된 미국은 하버드·프린스턴·스탠퍼드 등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교육을 살려 성공했다. 서구에 유학한 제자들이 "150년 전만 해도 미국이 독일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봤는데, 이제는 앞으로 100년간 독일이 미국을 못 따라간다" 하더라. 독일 대학들이 미국 대학과 벌인 경쟁에서 졌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1년 예산이 독일 대학 4~5곳과 맞먹는다. 국공립 중심인 독일 대학들은 특별히 뒤떨어지진 않지만, 특출한 인재를 키워내지 못하는 것이다. 세계 100대 대학 중 한국 대학이 10곳만 들어간다면 우리 사회의 수준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그러려면 개별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지금 정부의 교육정책은 사립(私立)학교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사립학교가 없어지면 사상의 자유, 인문 교육이 위협받는다. 일제강점기 때 교육을 통해 우리 민족에 민족의식과 애국심을 키운 주체는 사립학교였지, 조선총독부가 세운 공립학교가 아니었다. 미래 세대 교육은 21세기 인류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갈래가 있겠지만, 지금 국제사회는 더 많은 사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휴머니즘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휴머니즘의 확산을 가능케 하는 것이 인문학 교육이다. 앞으로 100년은 인문학이 존중받아야 한다. 한국 사회는 인문학을 필요 없다고 하는 분위기인데,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이념과 정치 이데올로기만 앞세우면 인문학이 죽고, 인문학 없는 나라는 사상의 자유가 없다. 한글문화를 얼마나 발전시키느냐도 중요한 과제이다. 인문학이 죽으면 한글문화가 발전하지 못한다. 음악과 미술은 문자 없이도 가능한 예술이지만, 인문학은 문자가 필요하다. 세계에서 국민들이 문화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가 스위스인데, 정작 '스위스 문화'는 없다. 스위스만의 문자와 말이 없는 탓이다. 미래 교육은 어린 학생들에게 국제 감각을 더 키워줬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 사회의 지도층은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합격자나 대학 시절 운동권 출신이 중심이다. 불행히도 운동권 출신은 국제 감각이 부족하고, 법조계 사람들이나 공무원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창의력을 갖춘 큰 인재를 못 키운 원인이다. 정부가 청년층이 세계를 무대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좋아요 0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BTS도 학교에서 길러지지 않았다…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 때" 진중언 기자 중국, 2030년쯤 미국 GDP 추월… 美와 패권경쟁은 쉽지 않아 진중언 기자 [2019110800002_0_thumb.jpg] "미래엔 가상현실서 아인슈타인 아바타에 상대성이론 배울 것" 제롬 글렌 미 밀레니엄프로젝트 대표(조선일보 100년 포럼 위원)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