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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단독] 서울 사립초 인기 ‘하락세’…“굳이 비싼 돈 내고 안 가”

등록 :2018-01-04 05:01수정 :2018-01-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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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립초 평균 입학 경쟁률
5년새 2.1대1→1.8대1로 ‘뚝’
사립은 학비 비싸고 학습 과열
공립과 교육 내용 차별화 안돼
2017년 1월 서울지역 초등학생 예비소집이 열린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예비소집을 마친 한 아이와 엄마가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017년 1월 서울지역 초등학생 예비소집이 열린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예비소집을 마친 한 아이와 엄마가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박아무개(45)씨는 최근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을 집 근처 공립초로 전학시켰다. 입학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박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사립초에 다니며 지나친 학습부담과 긴 통학시간 탓에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집 근처 공립초에 다니면서 동네 친구와 어울리는 게 교육적으로도 훨씬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우리 아이와 비슷한 시기에 공립초로 전학 간 학생이 한 학급 규모인 20여명에 이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사립초의 입학 경쟁률이 최근 6년 새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초의 경쟁력이 높아지며, 학생·학부모의 사립초 선호 현상이 과거에 견줘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겨레>가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받은 ‘2013~2018학년도 서울 사립초 경쟁률 현황’을 보면, 서울 39곳(2015년 폐교한 알로이시오초 제외) 사립초의 평균 입학 경쟁률은 2012년(모집연도 기준) 2.1 대 1을 시작으로 2017년 1.8 대 1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률 3 대 1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사립초도 2012년 9곳에서 2017년 4곳으로 줄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폭보다 사립초 지원자 수 감소 폭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교육통계를 보면, 서울의 전체 초등학생 수는 50만2000명(2012년)에서 42만8333명(2017년)으로 14.7% 감소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사립초 지원자는 8644명에서 6947명으로 19.6% 줄었다.

사립초의 경쟁률이 떨어지는 주요 원인은 공립초와 비교했을 때 교육 내용의 차별화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립초에 견줘 월등히 비싼 사립초의 학비 수준만큼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이야기다. 노미경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위원장은 “요즘 공립초에서는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통해 큰 비용 부담 없이 과거 사립초에서만 이뤄졌던 승마, 빙상, 스키 등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공개한 서울 주요 사립초의 2016학년도 연간 학비(수업료 등) 현황을 보면, 서울 영훈초(1157만원), 우촌초(1110만원), 경복초(1107만원) 등 1000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학교가 여럿 있었다.

올해 3월부터 ‘선행학습 금지법’이 적용돼 초등 1~2학년 대상의 영어 방과후 수업을 금지하는 것도 사립초의 인기 하락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사립초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전원 영어 방과후 수업을 듣게 하는 등 차별화된 영어 교육을 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장준호 경인교대 교수는 사립초 경쟁률 하락과 관련해 “우수한 인재들이 교대로 몰리며 공립초 교사의 질 관리가 잘 됐고, 놀이 및 체험학습이나 공동체 중심의 교육을 하는 혁신학교가 확대되는 등 공립학교의 교육 수준이 높다는 학부모의 인식이 퍼진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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