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 로그아웃 * 정보수정 * 로그인 * 회원가 한겨레21 검색 ____________________ [button_search3.png]-Submit 전체 > 뉴스 > 문화 > 문화일반 독서방역본부 백신 거부자에게 에코는 뭐라 했을까 천연덕스럽게 통쾌하게 지혜롭게 화내는 방법, 나는 아직 멀었어 제1357호 등록 : 2021-04-02 15:00 수정 : 2021-04-04 14:10 * 페이스북 0 * 트위터 0 * 공 네이버블로그 카카오스토리 * 스크랩 * 프린트 크게 작게 [8816173431956805.jpg]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열린책들 펴냄, 2008년(2021년 개정판) 2021년 3월도 다 갔다. 2020년 3월은 잃어버린 봄이었다. 신종 감염병의 정체를 파악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선별하느라 고군분투했다.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는 데 적어도 18개월이 걸릴 거라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의 견해를 들으며 백신 개발 기간을 너무 짧게 잡은 게 아닌가 생각도 했다. 그런데 꿈처럼 영국은 2020년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021년 2월부터는 우리도 긴급사용이 승인된 백신을 갖게 됐고 2월26일 첫 접종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이없게도 백신을 옆에 두고도 맞지 않겠다고 버둥거리는 사람을 설득하느라 힘을 쏟는다. 유증상 코로나19 감염자 감소, 걸리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한 입원이나 중증 진행 예방, 조직의 무사, 더 크게는 일상생활 회복, 경제활동 재개 등 갖가지 이유가 동원되지만 그냥 싫어요, 라고 대답하면 백신 접종은 힘들다. 거절은 심장을 찌르고 분노를 저장하고 울화를 심는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아직도 멀었다. 이 책은 움베르토 에코의 유쾌한 칼럼이자 패러디이다. ‘서문 쓰는 법’은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고, ‘면허증을 재발급받는 방법’은 이탈리아 공무원을 꼼짝 못하게 하는 통쾌함이 있다. ‘서부 영화의 인디언 역을 연기하는 법’은 우리도 익히 아는 웃음이고, ‘어떻게 지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은 인문학의 지혜로운 변주이다. 이 칼럼들은 쓸모도 많다. 에이즈 공포에는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이라는 칼럼이 좋겠고, 가난한 사람을 모독하는 자에게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방법’을 읽어주는 게 좋겠다. 나 같은 컴맹에게는 ‘사용서를 따르는 방법’을 읽게 하는 게 유익하다. 이미 돌아가신 이 할아버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학과장으로서 화장실 휴지를 학과 재산 목록으로 등재하는 대목은 기가 막히다. 생물학자들과 법학자들로 위원회를 구성한다는 어려움만 빼면 휴지 목록 등재는 해볼 만하다. 이탈리아에서 1992년 나온 이 책이 2021년에 나를 웃게 한다. 모든 약제에는 설명서가 있고 사용상 주의사항에는 ‘다음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말 것’ 항목과 ‘신중히 투여할 것’ 항목이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지 말 것’ 항목에 있는 것은 ‘이 약의 주성분 또는 구성 성분에 과민증이 있는 자’ 하나뿐이다. 일견 조롱처럼 보인다. 투여하기 전에 그 성분에 과민증이 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움베르코 에코의 말대로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방법’을 아는 자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이다. 너무나도 적절해서 한 글자도 바꿀 것이 없다. 백신 성분을 공부하고 우연히 발생할 수 있는 과민증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오늘의 내 일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가 살아 있었으면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유행에 대한 애달픔을 글로 썼을 것이다. 백신에 대한 주저와 공포를 확산하는 언론에 웃음 섞인 패러디로 한 방 먹였을 것이다. 코로나19 대신 백신 몸살을 앓기로 작정하고 나선 간호사, 전공의, 보건의료인들이 있으니 한 줌도 안 되는 거부자들로 울화를 쌓지 말자. 최영화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한겨레와 함께 걸어주세요 섬세하게 세상을 보 용기있게 기사를 쓰겠습니다. 후원하기 후원제 소개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 후원하기 후원제 소개 당신의 가치를 후원으로 얹어주세요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 평등을 지향하는 마음, 환경을 염려하는 마음... 후원하기 후원제 소개 ���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독서방역본부 * · 백신 거부자에게 에코는 뭐라 했을까 * · 생활이 맴돌 때 읽는 문 * · 산소통이 필요하지 않은 여기가 천국 [제1395호] 제1395호 2022.01.10 차례보기 지난호보기 낱권구 구독신청 한겨레21 인기기사 * 1. ‘윤핵관’은 누구인가 * 2. 이방원의 복수, 이방원의 유산 * 3. 틱톡 모니터링 직원을 지켜라 * 4. 불편하고 재미난 농막 생활 * 5. 텐텐주 파티가 끝난 뒤 한겨레 인기기사 * 1. 방역패스 유효기간 지나면 ‘딩동’ 소리…3일부터 적용 * 2. 뒤집힌 민심…보수가 숨긴 카드는 후보단일화? 후보교체? * 3. 윤석열 게임 매체 인터뷰, 실무자 선에서 서면답변…‘후보 패싱’ 논란 * 4. 대선 앞두고 “정부·여당 종교 편향” 공세 높이는 불교계, 왜? * 5. 몸 낮추는 윤석열…‘운명의 1월’에 정권교체론 내용 채워야 * 6. 상승세 이재명 ‘안심은 이르다’…위기극복 정책으로 승부수 * 7. 새해 대선 여론조사…치고나가는 이재명, 뒤처지는 윤석열 * 8. 한국, 문해력 갈수록 취약…부모 지위 따른 학습격차 더 벌어져 * 9. 새해 첫날, 동부전선 철책 넘어 월북…‘별들의 무덤’된 22사단 * 10. “먼저 잡는 사람이 돈 번다”던 땅…현지 가보니 ‘죽은 땅’ 맨위로 * 저작권 안내| * 회원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지적재산보호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한겨레21 | * 등록번호:서울, 아01707 | * 등록일자:2017-7-19 | * 발행인:김현대 | * 편집인:강대성 | * 청소년보호책임자:강대성 | * 주소: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 * 고객센터:1566-9595 * ⓒ The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