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oreahealthlog.com/attach/20100427_teveten.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먹는 피임약이다. 이 작은 알약은 여성의 사회진출과 남녀평등 사상에 불을 댕긴 주역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한 여성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체외사정법이 가장 선호하는 피임법(52%)으로 꼽혔다. 유난히 높은 인공유산율의 원인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상적인 피임법은 없다

먹는 피임약을 기피하는 풍조는 피임약에 대한 선입견과 잘못된 상식 탓이 크다. 몸이 붓거나 속이 메스꺼운 등의 부작용도 부작용이지만, 도입 초기 ‘호르몬 폭탄’이라 불릴 정도로 고용량 피임약에 시달린 여성들의 경험과 피임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첫 이미지가 아직도 여성피임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꼬박꼬박 약을 챙겨 먹어야한다는 부담감도 먹는 피임약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상적인 피임법은 효과가 확실하고, 안전하며, 사용이 편리하고, 중단 시 즉시 임신이 가능해야 한다. 체외사정, 기초체온법, 콘돔, 루프, 먹는 피임약까지 다양한 피임법이 있고 새로운 방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이 네 가지 조건을 완벽히 만족시키는 방법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 해 5월, 우리나라에 발매된 임플라논(Implanon)은 독특한 제형과 편리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편리한 프로제스테론 제제

먹는 피임약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과 부작용(메스꺼움, 부종, 유방통)이다. 더욱이 복합 여성호르몬 요법이 유방암을 촉발할 수 있다는 WHI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후로 피임약 복용을 꺼리는 요인은 더 늘어난 셈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부작용의 주원인인 에스트로겐을 제거하고 프로제스테론만 함유한 피임약이다. 그러나 프로제스테론만으로 이뤄진 제제는 부작용은 확실히 적지만 피임효과가 낮아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허용되는 오차는 세 시간 정도. 따라서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지 못했다면 다른 피임법과 병행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임플라논은 프로제스테론 제제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지만, 임플란트 형태여서 먹는 프로제스테론 제제보다 환자 순응도가 높다. 또한 임신능력 회복속도도 빨라 대부분 여성은 제거 후 한 달 이내 정상적으로 배란이 이뤄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출산 경험 없는 여성들이 선호

임플라논은 한번만 시술하면 계속적인 피임이 된다는 면에서 루프와 비슷하다. 그러나 루프는 질이나 자궁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생리통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또한 6개월마다 장치가 제대로 놓여있는지 점검할 것을 권하고 있어 임플라논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황체호르몬 함유 자궁 내 장치의 경우도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으며 제거도 간편하지만, 자궁 내 시술이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비해 임플라논은 쓰지 않는 팔 상박 안쪽에 시술하기 때문에 출산경험 없는 여성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부정기적 자궁출혈이 가장 큰 단점

하지만 임플라논도 몇 가지 단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자궁출혈의 문제다. 100회 이상의 임플라논 시술 경험을 가진 김애양(은혜산부인과) 원장은 최대 20%의 환자에게 이런 출혈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환자들은 대부분 호르몬에 과민한 특이체질이라고 볼 수 있다. 3~6개월 후 출혈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몇 달간 없어지기도 한다.

임플라논은 프로제스테론인 에토노제스트렐 68mg이 함유된 E.V.A(ethylenevinylacetate) 성분 중합체의 단일 봉 형태를 하고 있다. 길이 40mm, 직경 2mm의 이 막대는 하루 평균 40마이크로그램의 에토노제스트렐을 몸 안으로 유리시킨다. 이를 위해 시술의는 국소마취를 하고 특별히 고안된 삽입도구로 로드(rod)를 피부 밑으로 삽입한다. 이상적인 위치는 피부 바로 밑이다. 제거 역시 국소마취가 필요하고, 삽입부위 피부를 2mm 정도 절개해야 한다. 삽입과 제거를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숙련된 기술이 중요하다.

한국 오가논 관계자는 “임플란트가 몸 안에서 충분히 섬유화돼 고정되기 전에는 약간의 위치이동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며 임플라논을 시술하는 의사는 충분한 트레이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홍순기(청담마리산부인과) 원장은 “삽입할 때보다 제거 시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며 삽입용 어플리케이터처럼 제거를 쉽게 하는 장치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한다.

한편 임플라논을 이식받은 여성은 3년 후로 정해진 제거시기를 기억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임플라논 시술시 시술날짜와 제거일, 이식위치를 표시한 카드가 이식자에게 지급된다.

이런 문제점들이 있지만 임플라논은 호르몬 피임제가 가질 수 있는 부작용을 상당히 비껴간 약이다. 부종, 피부트러블, 두통 등의 증세가 올 수도 있지만, 기존 피임약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고효율, 저부담으로 선택폭 넓혀

임플란트 방식의 피임제 출현과 성가치관의 변화는 여성들의 피임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밝혔듯이 100% 완벽한 피임법은 없다. 그러나 예전처럼 결혼과 임신을 같이 생각하지 않고 미혼 여성의 피임도 이상하지 않은 요즘, 편리성과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임플라논은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피임약 시장에서 이미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김민아 기자 licomina@


전문가의견김애양 원장 (은혜산부인과)

Q. 언제부터 시술을 시작했나?

- 작년 8월부터 시작해 백 차례 이상 시술했다. 젊은 환자들이 많이 오는 편이라 자궁 내 장치보다 임플라논을 주로 시술하게 된다.

Q. 삽입과 제거가 쉬운 편인가?

- 주사바늘로 한 번 찌르면 되니까 삽입이 쉽다. 2분이 안 걸릴 정도. 제거할 때는 위치확인 후 정확한 위치를 절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은 로드가 5mm 정도 올라가 있는 것을 모르고, 넣은 자리를 다시 절개한 적이 있다. 할 수 없이 두 번 상처를 냈는데 절개 전에 만져서 위치를 확인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다.

Q. 도중에 제거하는 경우는?

- 모두 다섯 차례 있었다. 두 번은 출혈 때문에, 한 번은 살이 찐다고 해서. 아기를 갖기 위한 경우와 피임할 이유가 없었졌다는 경우도 있었다.

Q. 임플라논이 가장 이상적인 피임법이 되는 경우?

-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으로 3년 정도 피임을 계획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전문가의견홍순기 원장 (청담마리산부인과)

Q. 임플라논의 장점?

- 번거롭지 않고 피임효과가 확실하다.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아예 '임플라논 하러 왔다'고 말하는 여성들도 있다.

Q. 단점?

- 삽입과 제거가 쉽고 통증도 없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피부에 작은 상처가 남는다. 로드가 움직이거나 피시술자가 살이 찔 경우 제거 시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황체호르몬 함유 자궁 내 장치에 비해 호르몬 혈중농도가 높아서 출혈이 생기는 것도 문제다.

Q. 삽입과 제거는 정말 쉬운가?

- 삽입은 쉬운 편인데 제거하는 데는 힘든 경우도 있다. 뚱뚱한 환자나 부종이 생긴 환자 등이다. 아직 시술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3년 후 제거 관련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담당PM한마디 : 홍은경 대리 (한국 오가논 담당 PM)임플라논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피임 패러다임에 새로운 획을 그은 획기적인 제품입니다. 임플라논이 여성의 QOL 및 건강에 기여하는 제품이니 만큼, 보다 많은 여성들이 임플라논으로 인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품의 정확한 정보전달에 노력하겠습니다.

용량 : 임플란트(129mg) 중 에토노게스트렐 68mg

시술 비용 : 약 3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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