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동문들 졸업장 반납 "김건희 논문 의혹 회피 명예 실추"

입력
2021.10.01 14:40
동문 200여 명 대학 측에 졸업장 반납
"가짜 논문 의혹만으로도 명예 짓밟혀"
"재심사 계획 내놓고 합리적 선택하라"

국민대 졸업생들이 1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씨의 박사논문에 대한 진상조사에 대학 측이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국민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 '검증 시효 만료'를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을 두고, 대학 동문들이 졸업장을 반납하며 대학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들은 국민대가 명예회복을 위해 이번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논문 재심사 촉구와 국민대 명예회복을 위한 동문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문들의 분노를 담아 분신과도 같은 졸업장을 반납한다"면서 "국민대는 몇 마디 자구 해석에 기대 논문 심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논문을 재심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을 마친 뒤 항의의 뜻을 담아 졸업장 200여 개를 상자에 담아 총장실에 전달했다. 이날 졸업장을 반납한 동문 중에는 두 차례 제적돼 30년 만에 졸업장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이날 행동에 나선 동문들은 대학이 비겁한 행동으로 국민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장영달 전 국민대 총동문회장은 "박사학위 논문이 가짜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나온 것은 국민대의 모든 가치는 물론 20여만 명에 가까운 명예를 깡그리 짓밟는 것"이라며 "조사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졸업생 박유진씨도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해방 이후 최초의 민족사학인 국민대의 역사를 뿌리채 흔드는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더했다.

이들은 국민대가 김건희씨의 논문을 하루 빨리 재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대는 교육부 요구에 따라 오는 8일 해당 논문에 대한 재심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김준홍 비대위원장은 "학교 측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대 졸업생들이 1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씨의 박사논문에 대한 진상조사에 대학 측이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지난 7월 김씨가 2008년 제출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와 관련해 연구부정행위가 의심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8월 5일 예비조사위를 꾸려 김씨의 논문 3편을 검증하겠다고 했다.

예비조사위는 그러나 한달여 검토 끝에 김씨 논문이 연구부정행위 검증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1년부터 연구부정 행위에 대한 검증 시효가 삭제됐지만, 2012년 9월 1일 이후에 발생한 논문에만 적용돼 김씨 논문은 검증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오지혜 기자
나광현 견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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